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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 꼬리를 무는 영화 이야기

설악산 케이블카 ‘조건부 동의’ … 개발 vs 보전 논란 가열

by 소피스트28호 2023.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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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0년간 논란을 빚었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결정에 따라

본궤도 오르게 됐습니다. 이번 결정은 다른 지역의 케이블카 설치 움직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개발 vs 보전 논란이 다시 가열되는 분위기입니다.

 

알트태그-구름 덮힌 산 위로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40년 논란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조건부 동의

국립공원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추가로 설치될 것으로 보입니다. 설악산 남쪽 양양 오색지구와 끝청을 연결하는 길이

3.3km의 노선입니다. 강원도와 양양군이 1982년부터 추진한 사업입니다. 노인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며 탐방객을 분산해 생태계를 보존하고 지역경기도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운행에 필요한 지주 6개와 정류장 2곳이 설치되고 시간 당 최대 825명을 수송할 수 있는 8인승 곤돌라 53대가

투입됩니다.

 

하지만 환경 훼손논란이 불거지며 사업은 지난 40년 동안 추진과 중단이 반복됐습니다.

가장 최근인 2019부동의결정을 내렸던 환경부가 양양군이 제기한 행정심판 끝에 조건부 동의로 입장을 바꾸면서

사실상 사업 허가를 내준 셈이 됐습니다.

 

■  환경부 조건부 동의배경은 ? “친환경공사 vs 정권 입김

 

알트태그-오색에서 끝청, 3.3km 구간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사업 계획도.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 계획도

 

강원도는 친환경적인 공사와 운영 방안을 마련한 덕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산양을 비롯한 보호종의 행동권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고 아고산대 보존을 위해 노선을 3.5에서 3.3로 단축했습니다. 또 상부정류장도 계획보다

50m 아래 1,430m로 낮추고 소음·진동·대기오염을 줄이는 공법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생태계를 보존해야 할 환경부가 제 역할을 망각하고 정권의 요구에 맞는 결정을 내렸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에 참여한 5개 전문기관의 의견을 묵살하거나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오로지 대통령의 공약을 따르기 위한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오색 케이블카는 지난 대통령 선거와

동시지방선거때 강원지역 대표 공약으로 대두됐고, 대통령은 최근 전주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사업이 반드시 진행되도록 환경부에 확인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전국 난개발확산 우려개발 vs 보전 논란 재연

 

강원도는 올해내로 서둘러 착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총사업비는 1,000억 원. 국비를 기다리지 않고

우선 지방비를 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남은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해 2025년 하반기에는 완공하겠다는

목표입니다.

 

■  국립공원 비롯해 전국 10여 곳에서  케이블카 설치 움직임

 

알트태그-눈덮힌 소백산과 겹겹이 펼쳐진 능선들이 보인다.
겨울 눈 덮힌 국립공원 소백산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사실상 허가되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추진 움직임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서울 북한산과 남산, 광주 무등산, 경북 영주의 소백산, 충북 보은의 속리산, 대구의 팔공산, 대전의 보문산,

부산의 황령산 등 전국 명산과 문경새재, 영남알프스, 인천 강화도 등 전국 10여 곳에서 케이블카 사업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리산을 둘러싼 전남 구례군과 경남 산청·함양군, 전북 남원시 등 경남과 전남지역 4개 지자체는

협력사업으로 재추진 의사를 밝혔습니다. 자연성이 뛰어난 설악산마저 개발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성이 낮은 지역의 개발요구가 당연히 생겨날 수 밖에 없고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운영난개발 vs 보전 논란도 재점화

 

경북 울진의 왕피천 케이블카는 경영난을 겪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52억 원을 투입해 엑스포공원과 해맞이공원 사이

715구간에 걸쳐 케이블카를 설치해 20207월부터 운행을 시작했는데 가동을 중단 사태를 겪다 최근 다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경기도 화성의 해상케이블카와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용객이 예상에

휠씬 못 미치고 있습니다.

 

경제와 환경, 개발과 보전의 가치 대립은 해묵은 논란이지만 해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보전의 사전적 의미는 온전하게 보호하여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세계 어느 나라도 개발과 보전 사이에서 명확한

해법을 낸 곳은 없습니다. 가치를 무시하고 개발만 하겠다고 나서거나 반대로 보전만 고집한다면 어느 쪽의 지지도

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국립공원이리면 해답은 분명합니다. 국립공원 제도는 미국에서 유래했는데, 미국의 국립공원 정책은

철저하게 보전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도립공원에서는 개발과 보전을 함께 도모하지만 국립공원은 보전이

최우선 가치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환경입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온갖 시설들이 들어서 있지만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자연 그대로 보전되고 있습니다. 환경부의 이번 결정이 국립공원 개발의 빗장을 열어준 건 아닌지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알트태그-요세미니 국립공원 산봉우리가 호수에 그대로 비추어지고 있다.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

 

고민 해결에 도움 주는 추천 영화

 

■  4대강 사업 추적, 영화 삽질

 

알트태그-4대강 사업이후 생겨난 진한 녹조를 손으로 만지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포스터

 

이명박 정부가 강을 살린다며 대대적으로 추진한 4대강 사업은 많은 논란을 야기했습니다. 22조 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됐지만 오히려 환경이 이전보다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과연 타당성이 있는 사업이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영화 삽질4대강 사업을 12년간 추적한 다큐멘터리입니다.

감독은 당시 정책을 추진한 책임자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시도하지만 회피할뿐, 답변을 얻어내지는 못합니다.

4대강 사업이 남긴 해체를 두고 우리 사회는 또 다른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  애니메이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알트태그-너구리들이 모두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애니 '폼포코 너구리대작전' 포스터

 

이 작품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근본 '지브리 스튜디오'가 만들었습니다. 인간들의 도시개발로 살 곳을 잃어버린

너구리들이 인간을 몰아내고 숲을 사수하기 위해 대대적인 작전을 펼치는 분투기입니다.

지브리1967년 일본 도쿄에서 추진한 타마 뉴타운 계획을 배경으로 개발에 따른 문제를 애니메이션 특유의

재미와 흥미에 녹여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평론가들은 신도시 개발로 인해 희생되거나 개발에 동화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며 환경영화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고 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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